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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데이에 부쳐

메모리얼데이는 미국에서 1971년부터 연방정부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켜지는 공휴일입니다.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에 지켜집니다. 원래는 미국의 남북전쟁인 시민전쟁(The Civil War) 이 1865년에 끝난 후 이들의 죽음을 기리기위해 ‘Decoration Day’ 란 이름으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1,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수많은 미국의 군인들이 전장터에서 붉은 피를 뿌려야 했습니다. 대한민국도 ‘현충일’이란 이름으로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념합니다. 미국의 워싱턴디시 알링톤 국립묘지에서 대한민국의 동작동 국립묘지 등에서 트럼펫의 구슬픈 소리가 울려 퍼질때 우리는 전쟁과 죽음을 생각합니다.

저는 그 트럼펫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젊은 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6.25 당시 군에서 기상을 알리는 나팔수로 트럼펫을 불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여름이 오면 집마당 평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국전쟁 이야기를 듣던 시절이 엊그제 같습니다.

철의 삼각지역으로 저는 기억하는데 그곳에서 치열한 고지전투를 치르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사람의 목숨가치가 이렇게도 하찮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지에 오르기 전에 그 아래에는 병사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성직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번 전투를 치루고 나면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해 다시한번 기도해 주고 그렇게 젊은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고국의 38선 인근에서 피를 뿌려야 했습니다.

아버지가 젊음을 바쳐야 했던 그 대한민국을 떠나 미국에 온지 어언 24년이 지났습니다. 미국에서 맨땅에 헤딩하며 사느라 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채 저는 아버지가 부산에서 눈을 감을 때 뉴욕의 어느 골목을 누비고 다녀야 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아버지는 저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이제 너는 그렇게 사는거다!’라며 저의 삶을 인정해 주셨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대학을 뒷바라지 한 아들이 월급도 못주는 부산의 어느 교계신문사에 들어가서 일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흐릅니다. 하지만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아들의 기자직을 이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인정해 주셨던 아버지. 저는 그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고자 지금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난 김에 한가지 하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분명히 한국전쟁에 참가한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왜 전쟁 이후에 이에대한 보상을 못받았을까요? 저는 아버지의 한국전쟁 이야기를 들으며 그 문제를 아버지께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왜 아버지는 전쟁터에서 머리 뒤편에 수류탄까지 맞고 후송당하기까지 했는데 왜 보상을 못받느냐고. 아버지의 대답은 군 기록이 없어져서 당국에 호소해도 소용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때부터 저는 당국에 대한 불신이 싹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5.18 유공자 명단문제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한계성을 생각해 봅니다.

이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하겠습니다.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전쟁은 근대 대한민국의 역사를 완전히 뒤바꿔 놓은 전쟁입니다. 이 전쟁을 통해 남북이 갈라지게 되었고, 이 전쟁을 통해 한반도의 갈등구도가 결정되었습니다.

1990년대 외교학과를 다니며 제가 4년동안 한반도 문제를 고민한 결과는 모든 한반도 갈등의 수면 아래에는 ‘한국전쟁'(Korean War)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시각에는 한 사람의 신앙인이란 전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국가와 교회'(State and Church) ‘교회와 국가'(Church and State)에 대한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한 20년 동안 살면서 이 문제에 대해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김정은과 트럼프가 싱가폴에서 만나게 되면서부터 저의 조그만 뇌속에서 작은 진동이 감지됐습니다. 20년 이상을 이 신문사 저 방송국 떠돌며 그동안 제가 경험했던 것들이 어떤 통일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한반도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또 그것은 ‘성경'(The Bible)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2019년 메모리얼데이를 시작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다투어 보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저로서는 제가 본 것을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는 것이 제 신앙의 본분이라 생각하고 선택은 여러분에게 달렸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Ston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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